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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가볼만한 곳 - 드라이브, 산책, 날씨 좋은 날 데이트

Me.routine 2021. 1. 25. 19:21

 

파주 갈만한 곳으로는 출판도시, 헤이리마을, 마장호수

오늘 여행지를 제외하고 재방문 의사가 있는 곳은

Four B DMZ, 폴콘 베이커리, 베뉴페, 필무드

마장호수 출렁다리 너머 마을이 내다보이는 이름 모를 도로,

오늘 다녀온 곳 중에서 재방문 의사가 있는 곳은

제이갤러리, 밀크북, GUVS, 노을숲, 뮤직스페이스

 

 

지난주 출판도시 쪽에 위치한

베뉴페 수입가구샵과 찰스퍼니쳐 가구샵을 구경했고

근처의 아르디움을 들러 대충 구경

화요일이라 문 닫는 곳도 많고 갈 데가 없어

월롱역 근처의 폴콘 베이커리까지 갔었다. 

 

 

인스타와 네이버 검색으로 요리조리 찾아보아도

딱히 갈 만한 곳을 찾기 어려웠던 파주

일주일만에 다시 가보고는 파주가 좋아졌다.

산책하고 싶은 동네였다. 

 

 

 

 

 

<1> 가리모쿠 소파를 보러 제이갤러리라는 곳을 갔다.

 

가구와 가구샵을 잘 찾는 오빠

베뉴페도 그렇고 제이갤러리는 어떻게 찾았는지 모르겠다

오빠 아니었으면 가구 전부 엉망으로 골랐을 것 같다.

 

하여간 가구는 온라인으로 사진을 보는 것보다

실제로 샵에 가서 나무를 만져보고 눈으로 디자인을 보고

직접 앉아보기까지 해야 무엇을 사고 싶은지 답이 나온다. 

가구만큼은 무엇보다 실물을 봐야한다.

 

제이갤러리에서는 가리모쿠 소파를 종류별로 앉아볼 수 있었는데

매장에서 뿐만 아니라 널찍한 공간의 밀크북 키즈 북카페에도

가리모쿠 의자로 전부 꾸며져 있어 많은 종류의 의자에 앉아볼 수 있었다.

경험도 만족스러웠고 사장님이 설명해주시는 것도 좋았다.

 

가리모쿠는 100년 동안 앉을 수 있는 소파를 만들기 위해

100년 된 나무를 재료로 만든다고 하셨다.

백년을 사용할 소파치고는 가격이 합리적인 편이었는데

의자의 편안함과 완성도가 좋아서

장인 문화를 가진 일본인들이 만든 가구답다 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내 키는 63을 조금 넘는다.

맨발로 평균적인 높이의 의자에 앉으면 실내에서 바닥에 발이 닿지 않아

불편을 느끼고는 하는데, 일본 가구는 그나마 테이블의 높이와 의자 높이가 낮다.

그래서 의자에 앉았을 때 정말 편했다는 점, 또 아담한 크기의 가구가 많았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2> 제이갤러리와 밀크북 카페에서

조금 올라가보면 보물섬이라는 중고서점이 나온다.

그 건물의 외관이 현대 디자인 라이브러리나 현대미술관을

연상하게 했다. 당연하게도 기분이 좋아지는 건물이었다.

 

서울 도심에서는 널찍하고 커다란 공간을 할애해

건물을 짓지는 않는데, 파주에서는 그런 건물이 꽤 보여서

눈이 즐거웠다. 걷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파주에서 매년 건축문화제가 열린다고 하니

가을에 또 방문해보면 좋겠다.

 

지난 여행에는 화요일이라 문을 닫은 카페가 많았다.

오빠와 함께 걸은 거리도 출판도시 마을에서 유독 인적이 드문 쪽이었나보다.

이번에 제이갤러리와, 밀크북카페, 중고서점 보물섬을 가보니

많은 가족이 놀러와있고 혼자 작업하러 나온 사람들도 보였다.

밀크북 카페 앞 테라스에서는 햇살 사냥나온 가족과 아이들, 강아지들이 있어 좋았다.

 

사람이 없을 때는 너무 을씨년스럽고 적막한 이미지로 느꼈던 파주

오늘같은 주말에 와보니 따뜻하고 한적한 도시로 느껴졌다.

몇 번씩은 걷고 돌아보아야 어떤 장소의 매력을 알 수 있다고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3> 헤이리 마을에 위치한 GUVS 빈티지 가구샵은 건물 외관이 정말 예뻤다.

샵에 들어서면 직원 분이 따듯하게 환영해주신다.

베뉴페에도 좋은 가구가 여럿 있었지만

막 앉아보기에는 분위기가 조금 불편했는데

GUVS의 가구들 또한 가격대가 높은 제품이 많았지만

카페 간 것처럼 편안하게 둘러보고 앉아볼 수 있어 좋았다.

 

 

 

 

 

 

매장에 전시된 테이블 위에는

미드센추리 잡지가 놓여있어

오빠와 그걸 보며 대화를 나누었는데

오빠가 가구에 대해 꽤 많은 브랜드와 디자인을 파악하고 있었다.

가구에 관심이 많은 건 알았지만.. 우리 집 인테리어는 결국

오빠가 다 좌우하고 있었다는 진실을 다시금 깨달음..ㅎ

 

 

 

 

 

<4> 오빠는 노을을 좋아한다.

나도 노을이 좋기는 하지만

자꾸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는데

오빠는 매일같이 노을을 보고 싶어한다.

 

파주에는 무장애 노을숲이 있다. 

작년 2020년에 산책로가 완성됐다고 한다.

왕복 40분 정도로 짧은 거리를 올라가면

노을을 즐기기 제격인 장소가 조성되어 있다.

 

어디서 또 찾아낸 걸까

오빠는 왜 나보다 정보 검색에 뛰어난건지 모르겠다.

뜻 밖의 여행지를 찾아낼 때마다 황당하다.

내가 검색할 땐 아무데도 없었는데..

아무튼 우리는 습관처럼 달려 올라갔다.

 

파주 무장애 노을숲은 주차장에 차를 세울 수 있으며

휠체어, 유모차를 끌 수 있도록

완만한 경사의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었다.

 

쇼핑하기, 카페가기, 밥 먹기

이 데이트를 반복하다 보면

좋다는 가게도 그게 그거고
식당도 거기서 거기라 지겹기 마련이다.


오빠는 걷기를 좋아하고 자연을 좋아해서

이렇게 매번 짬을 내어 노을을 보니 좋다.

걷고 뛰고 자연을 돌아보면 흔한 데이트 일정에도 특별한 활력이 생긴다.

 

 

 

 

 

<5> 황인용의 뮤직 스페이스

오랜 기간 유명했던 가게일텐데

올드한 분위기일까 싶어 방문하기 꺼려했던 곳이다.

하여간 나의 부정적인 편견은 잘 안 찾아보고 관심을 안 가져서 그렇다.

오빠가 가보고 싶다고 한 덕분에 첫 방문을 해볼 수 있었다.

 

 

입장하면 9000원을 내고

마시고 싶은 음료를 종이에 체크한다. 

주문한 음료가 나오면 셀프로 가져오고 반납하면 된다.

나는 카페오레를 오빠는 루이보스 티를 시켰다.

 

훌륭한 사운드가 보장되는 공간

클래식, 뮤지컬 음악 선곡들

평소에 찾아 듣는 음악이 아니지만

분명 귀가 정화되는 걸 느낀다.

 

나도 차가 있더라면

혼자 와서 음악으로 귀를 맑게 씻어내고

책을 읽고 싶어지는 곳이었다.

차 있으면 좋겠다. 운전 잘 하고

 

아무튼 이 곳은 꽤 북적였다.

내가 보았던 파주는 사람이 없고 을씨년스러워서

헤이리마을에 갔을 때마다 망해가는 동네 (여행지로서는) 인가 싶었다.


하지만 황인용의 뮤직스페이스 주변을 거닐어보니

가게가 전부 활성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잘 되는 가게 주변에는 좋은 가게가 몰려있고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를 내뿜는 것 같다.

 

 

<6> 마지막으로 정처없이 드라이브를 하다가

프로방스가 보였다. 그냥 지나치려는 걸 내가 저기라도 들어가보자 하고 가보았다.

주차비는 2000원에 1시간이 넘어가면 1000원씩 더 부과

 

이 곳에서 굉장히 묘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프로방스에 있으니 과거로 돌아간 것 같았다.

가게 상호명이나 간판, 가게를 정신없게 연결해놓은 조명들

핑크, 초록, 빨강, 노랑, 꽃무늬, 고백 거리.. 등을 보고 있자니

어릴 때 많이 지나다니던 지하 상가와 번화가가 생각났다.

 

처음에 프로방스 괜히 들어왔다 하려다가

나름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는 걸 알게 됐다.

10년 전으로 추억여행을 온 것 같달까

알쏭달쏭 묘하게도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이상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왠지 손을 잡고 걸었다.

 

 

<파주 출판도시 & 헤이리마을 당일치기 여행>


마음에 드는 가구샵을 구경하고

멋있는 건축물을 배경으로 

정신없이 사진 찍고 놀다가

북카페에서 편안한 쿠션을 느껴보고

중고서점에서 책을 한 권 질러보고

서늘한 바람 맞으며 야외 테이블에서 컵라면 먹고

해질 무렵 가구샵을 들러 감성을 채우고

노을숲에 가서 해지는 마을을 멀리 바라보고

커다란 카페를 찾아가 음악 듣고 커피마시고

과거 추억 여행을 하듯 프로방스에서 20년대 체험도 하고

집에 돌아오면 나베에 케그 스테이션 맥주를 먹는다.

타이타닉을 같이 본다.

 

파주에서 정말 의외로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맑은 공기를 맞으며, 많이 걷고, 묘한 기분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출판도시 쪽에는 꽤 괜찮지만 숨어있는 카페가 있을 것 같은데

당분간 오빠 휴일마다 파주에 가자고 졸라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