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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Me.routine
2021. 1. 23. 00:37
어제는 엄마 병원가는 날이라
하루종일 시간을 함께 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고
가족들 이야기도 나눴다.
큰 이모는 요양병원에 계셔
이모부는 혼자 생활하신다고 했다.
엄마는 이모에게 받았던 사랑만큼
이모부께 잘 해드리지 못 하고 있다고
마음이 쓰였나보다.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게 도리라며
계속해서 미안한 마음을 갖길래
어쩐지 답답해서 그럼 다 돌려드리겠다는 거냐고 물었다.
내 말의 의미는 그런 사랑을
전부 다 갚는다는 게 가능한 일인 거냐고
그렇게 많이 줄 수 있던 이모는 행복했을텐데
지금은 엄마 본인의 건강과 행복을
먼저 생각했으면 싶어서 나온 말이었다.
엄마의 마음이 어떤 건지 나도 당연히 안다.
몸이 안 좋은 이모 얘기를 들으니
나 역시 엄마의 건강은 괜찮겠지
엄마와의 시간이 더 걱정이 되서
집에 와서도 한참을 우울했다.
사실 나도 똑같은 고민을 갖고 있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 건지 알 수 없고
내가 지금 해줄 수 있는게 없다 라는 것을
상기할 때면 너무 답답하고 우울해진다.
작년까지는 마음 편하게 지내자고 생각했고
느긋한 성격이니까 나 편한대로 살았는데
또 다시 병원에 함께 가고 이모 이야기도 들으니까
엄마한테 우리 가족에게 내가 아무것도 해주지 못 하는 사실이 힘들다.
앞으로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만큼이 있는 건지
그 불확실함이 두렵고
지금 내가 해주지 못 하는 것들에 자책을 하게 된다.
자꾸 시간이 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