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아 힘들어했던 날들. 벌써 일년 전이다.
1.
의식주와 관련한 작은 일을 하자.
작은 일은 지금 하지 않으면 이자처럼 불어나서
큰일이 되고 많은 것을 망친다.
작은 일은 하찮아 보이지만 불어날 이자를 생각해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면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 1년 전에 나는 이렇게 생각했구나.
그런데 어떤 개념이 살아가는 데 중요하다고 스스로를 설득하고 몇 번씩 일기를 적어도
행동이 생각을 따라주어야 한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실천하는 시간을 축적해나가면서 비로소 변한다.
2.
삶에 대한 그림을 너무 크게 그리면
매일의 과제가 너무 사소하다며
게으름을 합리화하기 쉽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눈 앞의 과제를 밀어두고 선택한 일은 무엇이며,
그 일에 집중해서 하고 있는 건 맞나?
3.
하나의 아이디어로부터
열가지가 넘는 생각을 떠올린다.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
수많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창작을 하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는 성격이겠지만
단순히 끝내야할 투두리스트를 할 때는
머리가 굉장히 아픈 타입이다.
생각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없는 거니까.
그런 뇌를 가졌다.
하나를 시작하려고 하면 열가지의 압박감을 느끼는 상황을 상상해낸다.
실체가 없는 미래와 과거의 생각들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의 압박을 느낀다.
스스로의 몸을 관찰하면 압박과 긴장을 느끼는 타입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장이 민감하거나 과하게 잠을 잔다거나 수시로 휴식을 필요로 한다.
옆에서 보면 꾀병처럼 보이거나 엄살을 피우는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뇌에서 처리하려는 것들이 너무 많다.
일어나지 않을 미래의 일을 그려내서 처리하고 관리하려다보니
눈에 띄게 지친다.
이제 떠오르는 생각에 귀를 닫자고 결심한다. 그런데 잘 안된다.
그래서 이제는 될 대로 되라. 라는 관점으로 살기로 했다.
그게 에너지를 지키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지금 눈 앞의 일 말고는 다 될대로 되라. 라고 생각하며 살자.
언젠가는 하게 될 일이고, 때가 되면 반드시 해야할 일이 되기 때문에,
지레 예측하고 고민할 이유가 없다. 될 대로 되도 괜찮다.
이렇게 생각해야 몸과 뇌가 지치지 않는다.
그동안의 많은 생각들은 치열한 고민으로
많은 일을 해낼 수 있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더 큰 압박감으로 작용했다.
그 생각들은 오히려 결과를 부정적으로 만들었고 스스로의 가치를 깎아내렸다.
생각은 항상 스스로를 괴롭혔다.
그 많은 생각들이 어떻게 생겨났을까.
과거에 작은 일을 미뤘기 때문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눈 앞의 작은 일들을 미루지 않으면 된다고.
미뤄둔 일들이 쌓여서 힘든 거라고. 지금 눈 앞의 일을 하면 된다고 했다.
나도 그런 줄 알았다.
간단해보이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그렇지가 않다.
왜냐하면 눈 앞의 일을 일찍 다 해치웠다 하더라도
머릿속으로 새로운 일을 계속 만들어내고 생각하며 고통스러워하거든.
별 거 아닌 작은 일에도 지나치게 피로하다.
수많은 생각과 잣대에 혼란스러워하며
남들보다 과한 자책감을 느낀다.
그저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목표하던 일을 해내도 성취감을 느끼지 못 한다.
할 일은 딱 하나씩이고 딱 하나씩만 해도 괜찮다.
그 밖의 수십가지의 생각은 잠재우고 그것들이 될 대로 되기를,
제멋대로 굴러가기를 바라자.
그렇게 하면 일을 아무리 많이 해도
피로를 느끼지 않을 것만 같다.
수없이 많은 생각으로 슬퍼하지 않을 것 같다.